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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욕심에 장님이 된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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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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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전6권 완간

프랑스 문학으로 완성된 아랍의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었던 신드바드의 모험, 페르시아 왕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알라딘의 마술램프 등 수많은 이야기들은 이 천일야화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 한 부분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의 번역본은 리처드 버턴이 번역한 아라비안 나이트이고, 그 원전은 지금부터 약 320년 전의 프랑스 작가 앙투안 갈랑이 엮은 천일야화입니다.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6권으로 나온 이 책은 잔인하고 선정적으로 각색된 아라비안 나이트와는 달리 프랑스 문학으로 완성된 아랍의 이야기라는 칭송을 들을 정도로 문학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책입니다.

 

1권 첫부분에 나와있듯 페르시아의 사산 왕조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왕비의 부정에 충격을 받은 술탄은 왕비와 부정을 저지른 궁녀들을 모조리 죽이고, 매일 밤 귀족의 딸들은 한 명씩 시중을 들게하고 다음날 죽이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유도 모른채 왕과 잠자리를 한 귀족의 딸들을 죽여야 했던 재상, 결국 자신의 딸의 차례가 올 무렵 지혜로운 딸의 간청으로 스스로 자신이 왕의 병을 고치겠다고 나서게 됩니다. 

 

그렇게 큰 딸 셰에라자드는 밤마다 왕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 왕은 세에라자드를 죽이지 못하고, 1000일동안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결국 왕도 더 이상 여인을 죽이지 않게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음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장님이 된 바바-압달라 이야기​

오늘은 이 중 5권에 나오는 장님이 된 바바-압달라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도 칼리프가 들은 괴이한 세가지 이야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누가 누구의 이야기인지 길을 잃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의 연속입니다.

장님 바바-압달라의 이야기는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인지, 결국 욕심의 끝은 파멸이라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바바-압달라는 바그다드에서 태어났고, 부모님으로부터 얼마간의 유산을 물려받은 젊은이였습니다. 물려받은 재산을 탕진하지 않고 낙타를 사서 대상들에게 낙타를 대여하고 낙타를 이용하여 짐을 실어 나르며 돈을 버는 성실한 젊은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멀리 짐을 실어주고 빈 낙타들을 몰고 돌아오던 길에 탁발승 하나를 만납니다. 먼길을 오는 참이라 시장기도 있고해서 쉬면서 밥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탁발승과 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탁발승은 놀라운 사실 한가지를 들려주겠다며 가까운 곳에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보물 창고를 알고 있으니 낙타로 실어와 반씩 나누어 갖자고 했습니다.

 

과연 여든마리의 낙타에 실어도 표시도 안될 정도의 보물이 가득한 동굴로 안내되었고 여든마리의 낙타에 더이상 실을 수 없을만큼 보물을 가득 실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간에 욕심이 생겨 40마리의 낙타를 주기 아까운 마음에 탁발승에게 서른마리만 가져가면 어떻겠냐고 묻게 됩니다. 탁발승은 그러마고 허락을 합니다. 더 욕심이 생긴 바바-압달라는 다시 10마리를 더 요구하고 탁발승은 순순히 내어줍니다. 이렇게 남은 스무마리 낙타까지 모두 가지고 싶은 욕심이 들었고 탁발승은 모두 내어주며 한마디 덧붙입니다. '모두 드릴테니 잘 사용하십시오. 이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면 재산을 주신 하느님께서 다시 거둬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기까지 했어도 세상 제일 큰 부자가 되었을터인데, 인간의 욕심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아까 봤던 보물창고의 보물들까지 다 가져야겠다는 욕심까지 생깁니다. 그래서 보물창고의 문을 열 때 쓰던 연고를 줄 수 없겠냐고 말합니다. 탁발승은 그것마저 순순히 내주며 한가지 주의 사항을 일러줍니다. 이것을 왼쪽 눈 주위와 눈꺼풀에 바르면 이 세상 땅속에 묻혀있는 보물들이 훤히 보일거라고, 하지만 오른쪽 눈에 바르면 실명할 거라는 주의를 줍니다.

욕심의 끝은 파멸

그리하여 연고 박스를 받고 탁발승에게 자신의 왼쪽 눈에 연고를 발라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물론 탁발승은 순순히 연고를 왼쪽 눈에 발라주니 말대로 땅속의 엄청난 보물들이 보였습니다. 흥분된 바바-압달라는 속으로 만약 이 연고를 오른쪽 눈에 바르면 이 많은 보물들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탁발승에게 이 보물들을 가질 수 있도록 오른쪽 눈에도 발라달라고 간청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미 경고한대로 실명하게 되므로 안된다고 합니다. 바바-압달라는 욕을 해대며 펄펄뛰며 협박까지 하게 되자 마지막 다짐을 하며 오른쪽 눈에 연고를 발라줍니다. 이렇게 장님이 되었고 탁발승은 떠나고 땅을 치고 후회한들 소용없는 장님의 신세가 되어 시장바닥에서 구걸하며 후회의 뜻으로 적선한 사람에게 자신의 뺨까지 때려달라고 부탁하는 신세가 된 이야기입니다.

 

과연 인간의 욕심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천일야화는 이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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