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서 물이 하는 다섯 가지 놀라운 일
우리는 흔히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과학적이고도 생물학적인 사실이라는 점은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몸무게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물, 그 물이 인체 곳곳에서 얼마나 정교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이번 글에서는 『물 이야기』 속 내용을 바탕으로, 물이 인체에서 맡고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보려 합니다.

물, 우리 몸속의 ‘순환 도우미’
물이 없다면 혈액도 흐를 수 없습니다.
혈액은 체내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각 장기로 운반하고, 노폐물을 수거해 다시 배출 기관으로 전달하는 ‘배달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혈액의 90%가 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물이 부족하면 혈액은 끈적해지고, 이로 인해 혈전(혈관 속 응고물)이 생기며,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반면 수분이 충분할 때는 혈액이 맑고 잘 흐르며, 온몸의 세포가 원활하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갈증 해소용’이 아니라, 혈액 순환의 생명줄이 바로 물입니다.
세포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는 물
인간의 몸은 약 37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 하나하나 안에도 물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세포 내에는 ‘세포 내액’, 세포 바깥에는 ‘세포 외액’이 존재하며, 이 두 액체 사이의 미세한 균형을 유지해주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물 분자들이 단백질을 감싸는 구조가 무척 정교하다는 것입니다. 물은 단순히 세포 안팎을 떠다니는 액체가 아니라,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고 세포가 외부 자극에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보디가드’ 역할도 합니다.
특히 ‘육각수’라는 구조를 이룬 물은 세포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며, 면역력이 뛰어난 사람의 체내에는 이런 고밀도 물 구조가 더 많이 존재한다고 하죠.
감정부터 기억력까지, 물이 다스린다
물은 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뇌 역시 75%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분이 부족할 경우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기분 변화도 잦아지게 됩니다.
‘물을 자주 마시면 화가 덜 난다’는 말, 단순한 농담이 아닙니다. 실제로 수분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진시켜, 불안과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수분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맑은 정신과 차분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면 커피보다 먼저, 한 잔의 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몸속 정화 시스템의 핵심, 해독과 배설
우리 몸은 매일 수많은 노폐물을 만들어냅니다.
음식을 소화한 뒤의 찌꺼기, 세포 활동의 부산물,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으로 발생하는 독성물질 등 이 모든 것들을 쓸어내고 바깥으로 내보내는 작업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충분한 물을 마시면 소변, 땀, 대변을 통해 노폐물이 원활히 배출됩니다.
하지만 물이 부족하면 소변량이 줄고 색이 탁해지며, 피부는 거칠어지고,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심지어 면역 기능도 떨어지게 되죠.
실제로 만성 탈수는 요로결석, 비만, 심혈관질환, 치매와 같은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물은 단순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몸속 청소기와 같습니다.
물, 그 자체가 생명을 만드는 재료
신생아는 체중의 약 90%가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생명체가 가장 건강하고 강한 상태일수록 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인이 되면 수분 비율은 65~70%로 줄어들고, 노인이 되면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노화란, 몸속 물이 빠져나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은 세포의 형태를 유지시키고, 에너지를 전달하며,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의 탄력을 유지시켜줍니다.
물 없이는 아무리 좋은 영양소도, 운동도, 약도 제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하루 2L의 물, 너무 당연하지만 가장 간과하기 쉬운 건강 습관이죠.
당신은 오늘 얼마나 마셨나요?
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깊이 있는 존재입니다.
‘갈증이 날 때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생명을 위해 의도적으로 습관화해야 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몸속 혈액은 얼마나 맑을까? 내 세포는 충분히 보호받고 있을까? 오늘 하루의 감정 기복이나 집중력 저하는, 혹시 물 부족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