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리프킨은 단지 유명한 책을 쓴 사람이 아닙니다. 그의 영향력은 전 세계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교육 기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현실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중국 정부는 그의 저서를 정책 전략 수립의 기초 자료로 채택했고, 미국 대통령 자문에도 직접 참여해 왔습니다.
그의 핵심 관심사는 “경제와 기술, 생태와 인간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입니다. 이 네 가지 요소는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항상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체처럼 작동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래서 리프킨의 사상은 단선적이지 않고, 시스템 전체를 통합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로 가득합니다.
에너지에서 문명을 보다: 3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경제
리프킨의 대표작 중 하나인 《3차 산업혁명》은 미래의 경제 구조를 에너지와 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설명합니다. 그는 과거 인류의 산업 구조가 언제나 ‘에너지 체계 +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결합으로 탄생했다고 분석합니다.
- 1차 산업혁명은 석탄 + 인쇄기
- 2차 산업혁명은 석유 +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
- 그리고 다가오는 3차 산업혁명은 재생에너지 + 인터넷 기반의 P2P 플랫폼이 이끈다는 것이지요.
그는 중앙집중식 에너지 체계가 해체되고, 모든 개인과 건물이 에너지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prosumer)’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강조합니다. 이 전망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이미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같은 국가에서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리프킨은 단순한 예언자가 아니라, 정책 변화의 촉진자입니다.
감정의 시대를 말하다: 공감, 새로운 진화
그가 제시한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은 바로 공감의 진화입니다. 《공감의 시대》에서 리프킨은 인간 사회가 점점 더 ‘공감 능력’을 중심으로 조직화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 권력 중심, 경쟁 중심이던 구조가 연결과 협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과정은 감정의 진화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주장은 기술이 인간을 분리시키고 고립시킨다는 일반적인 우려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리프킨은 오히려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연결을 만들고, 더 깊은 정서적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고 봅니다. 공감은 단지 인간의 미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진화적 선택이라는 그의 주장은 많은 교육자와 심리학자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가 온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리프킨은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합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비용이 극도로 낮아지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시장 구조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음악, 영화, 지식 정보입니다. 과거에는 물리적 매체와 유통망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플랫폼 하나로 거의 ‘공짜에 가까운 비용’으로 무한복제가 가능합니다. 이것이 ‘한계비용 제로’입니다. 이 변화는 경제를 독점 구조에서 공유 구조로 재편시킬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리프킨은 이를 ‘Collaborative Commons(협력적 공유 지대)’의 출현으로 설명하며, 이 구조가 향후 자본주의 자체를 대체할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리프킨을 읽는다는 것: 지식의 연결, 미래의 설계
제러미 리프킨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글은 언제나 “왜 연결되는가?”를 묻습니다.
기후 위기, 경제 불평등, 기술 혁신, 고립된 인간성… 이 모두는 동시에 하나의 구조 안에 있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프킨을 읽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단편적인 해답’이 아닌, ‘통합적 사유 방식’을 얻게 됩니다.
그의 사고는 복잡하지만 복잡함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꺼내 보이며, 현실적이지만 이상적입니다. 냉철하지만 따뜻하고, 과학적이지만 철학적입니다. 그 어떤 시대보다 혼란스러운 이 시기, 제러미 리프킨이라는 구루의 목소리는 묵직한 좌표가 되어줍니다.
세상의 구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 변화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사유’를 따를 것인가를 선택해야 합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그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시선입니다.
그는 미래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도착해 있는 미래를 해석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누구인가?

출생: 1945년 미국 콜로라도 출신
직함: 경제동향재단(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 대표, 유럽연합과 중국 정부 자문역
활동: 베스트셀러 작가, 정책 자문가, 연설가
대표작:
《엔트로피》 (Entropy)
《노동의 종말》 (The End of Work)
《공감의 시대》 (The Empathic Civilization)
《3차 산업혁명》 (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
《제로 marginal cost society》 (한계비용 제로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