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각하고, 움직이고, 감정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 모든 과정 뒤에는 정교한 신경계의 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마치 빠른 인터넷망처럼 신경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몸속 곳곳으로 정보를 전달하며 우리의 삶을 지탱해줍니다. 그런데 이 통신망에 이상이 생긴다면?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뇌와 몸 사이의 협력이 깨지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중심에는 ‘신경세포’, 그리고 이를 둘러싼 ‘미엘린’이 있습니다.

신경은 어떻게 정보를 전달할까? – 뉴런의 구조와 역할

신경계는 기본적으로 뉴런(신경세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뉴런은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며, 다른 뉴런이나 근육, 분비샘 등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일을 합니다. 마치 전선처럼 생긴 뉴런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 세포체(Cell body): 뉴런의 중심부로, 생명활동을 유지하고 신호를 분석합니다.
  • 수상돌기(Dendrite): 다른 뉴런에서 오는 신호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 축삭돌기(Axon): 받아들인 정보를 전기 신호의 형태로 다른 세포로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이 중에서도 축삭돌기는 최대 수십 센티미터까지 뻗어 있을 수 있으며, 우리 몸의 여러 부위에 전기 신호를 빠르게 전하는 핵심 통로입니다.

그런데 이 전선에 해당하는 축삭돌기가 아무 보호장치 없이 노출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마치 절연처리되지 않은 전깃줄처럼, 신호가 도중에 새거나 느려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 몸은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축삭을 감싸고 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미엘린(Myelin)입니다.

뉴런의 구조

신경의 ‘절연체’, 미엘린

신경 신호가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축삭돌기를 감싸고 있는 미엘린(myelin)이라는 물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엘린은 절연체처럼 작용해 전기 신호가 외부로 새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신호가 정해진 길로 빠르게 전달되게 해줍니다. 이 미엘린이 손상되면 뇌와 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이 생기고, 우리가 말하는 것, 걷는 것, 감정을 느끼는 것 등 일상적인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미엘린이 마모되거나, 스트레스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자가면역 질환은 이 미엘린을 공격하면서 신경계에 큰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이 소중한 미엘린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미엘린을 살리는 숨, 산소

미엘린의 회복과 유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극 중 하나는 바로 산소입니다. 우리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혈액은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아 뇌와 신경계로 보내게 됩니다. 특히 깊은 복식 호흡은 신경계를 이완시키고, 산소를 충분히 전달함으로써 미엘린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신경세포의 막에는 산소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효소와 에너지 생산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 산소는 세포막을 통해 확산되어 들어가 미엘린 유지에 직접적으로 관여합니다. 결국 숨을 잘 쉬는 것 자체가 뇌와 신경을 돌보는 일인 셈이지요.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깊은 호흡

깊은 호흡은 특별한 장소나 장비가 없어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아래 방법을 따라 한 번 해보세요.

  •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느끼며, 벽에 등을 대고 곧게 섭니다.
  • 발꿈치를 천천히 들며,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이때 배가 천천히 부풀어 오르도록 해보세요.
  • 들숨이 끝나면 잠시 멈췄다가, 발꿈치를 내리며 입으로 길게 숨을 내쉽니다.

이 과정을 하루에 5분만이라도 반복하면, 뇌와 신경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숲속을 걷거나 나무가 많은 공원에서 호흡을 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숲 속의 피톤치드는 뇌를 맑게 하고 신경 안정에 도움을 줍니다.

신경 건강, 숨결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대부분 숨 쉬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호흡 하나가 뇌와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르게 숨을 쉬어야 하지 않을까요? 매일 조금 더 천천히, 깊게 숨 쉬며 우리의 신경을 감싸는 미엘린을 지키는 습관. 이 작은 실천이, 여러분의 하루를 더 맑고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신경건강법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