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상의 모든 관심을 받던 단어, 메타버스.
팬데믹 이후 급부상하며 미래 기술의 중심으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요? 일부에선 조용히 사라졌다고 하고, 다른 쪽에선 여전히 살아 있으며 진화 중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메타버스는 정말 죽은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더 단단해지고 있는 걸까요?

과열된 기대의 거품이 꺼진 순간
2021년과 2022년 초까지만 해도 메타버스는 모든 기술 기업의 화두였습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고,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전담 팀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꿈꾸던 메타버스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현실은 상상보다 훨씬 제한적이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 몰입형 경험을 기대했지만 기술은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사용자 경험은 부족했고, 하드웨어는 무겁고 비쌌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실망감은 곧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고, ‘메타버스 열풍은 끝났다’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한 진화의 시기
그렇다고 메타버스가 정말 사라진 것일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거품이 꺼진 지금, 메타버스는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조용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그 기반 위에서 메타버스는 조금씩 일상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조업 현장에선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가상의 공장을 설계하고 운영 시뮬레이션을 하며, 교육 현장에선 VR을 활용한 몰입형 학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계에선 가상 공간에서의 수술 시뮬레이션 훈련이 실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더 이상 ‘가상 공간 속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 업무와 생활 속에서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서 메타버스가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실 기반 메타버스가 대세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메타버스보다는,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원합니다. 메타버스의 생존 조건도 여기에 있습니다.
게임이나 SNS로서의 메타버스가 아닌,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ZEP이나 게더타운 같은 플랫폼은 회의, 수업, 협업 등 다양한 실제 업무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NFT나 토큰 기반의 일시적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유저의 지속적인 체류를 유도하는 UX 중심 설계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제 메타버스는 이전과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대중의 환상은 줄었지만, 대신 기술의 실용성은 높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메타버스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는가
결국 메타버스는 죽은 것이 아니라, 초기의 ‘과대 광고 단계’를 지나 ‘생산적인 발전 단계’로 진입한 것입니다. 기술은 급격히 발전하지 않지만, 분명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AI 기술과 결합한 메타버스는 더 똑똑해지고 있고, 공간 인식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점점 현실적이고 직관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 메타,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XR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더 작고 가벼우며, 직관적인 디바이스가 일상을 바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메타버스는 이제 꿈이 아니라, 천천히 다가오는 현실입니다. 지금은 그저, 우리가 조용히 준비하고 적응해야 할 시기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