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늙습니다. 주름이 생기고,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죠. 많은 사람들이 노화를 단순히 세포의 손상, 유전자 돌연변이, 활성산소 같은 외부 요인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사실은, 우리 몸을 늙게 만드는 근본적인 단일 원인은 정보의 상실이라는 데 있습니다.

몸 안에서 잃어가는 중요한 정보
우리 몸은 본질적으로 두 가지 정보를 갖고 움직입니다. 하나는 DNA 속에 담긴 유전자 정보입니다. 이 정보는 마치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처럼 세포의 작동 방식을 정해주죠. 놀랍게도 이 유전자 정보는 나이가 들어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수만 년 전 사람의 뼈에서도 이 DNA 정보는 추출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디서 시작될까요? 바로 후성유전적 정보(epigenetic information)에서 시작됩니다. 후성유전적 정보는 DNA 위에서 어떤 유전자가 켜지고 꺼질지를 조절하는 신호 체계입니다. 쉽게 말해, 세포에게 “너는 간세포야, 너는 심장세포야”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후성유전적 정보가 흐트러질 때 일어나는 일
시간이 흐르고 몸이 스트레스, 손상, 복구를 반복하면서 이 후성유전적 신호들은 점점 혼란을 겪게 됩니다. 세포들은 본래의 정체성을 잃어가며, 결국 잘못된 유전자들이 켜지거나 꺼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간세포가 간세포로서의 역할을 점점 덜 하고, 심장세포가 심장세포로서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이 정보의 상실이 우리 몸에 노화를 불러옵니다. 세포는 더 이상 효율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조직은 약해지고, 면역력은 저하되며,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정보의 상실이 우리를 늙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세포나 DNA가 손상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보가 손실되더라도 DNA 자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세포는 더 이상 그 정보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를 늙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은, 이 과정을 단순히 “세포가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자기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다시 말해, 문제는 세포 안의 정보가 얼마나 오래 남느냐, 얼마나 정확히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